숨지도 사라지지도 못하는 날, 나에게 건네는 마음의 담요
“고통의 자리를 밟아본 사람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밀 암호.”
누구에게나 숨지도 사라지지 못하는 위태로운 순간이 있다. 마음을 주었던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열심히 살고 있냐?”라는 질문에 자기합리화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별것 아닌 일에 상처받은 마음이 꽉 막힌 채 썩은 내를 풍기는 듯할 때. 무기력과 자기혐오는 밤이면 포악한 충동으로 둔갑해서 영혼에 스스로 상처를 입히고 만다. 정켈 작가는 그렇게 속 깊이 숨겨놓은 어둠의 시간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인생에 큰 고비가 찾아왔을 때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누구도 해주지 않았지만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종이 위에 옮겼다.
그래서 저자의 첫 그림 에세이 《나는 오늘 행복할 거야》는 서늘한여름밤 작가의 추천사처럼 “고통의 자리를 밟아본 사람들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밀 암호” 같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진실로 필요한 위로는 그저 다 괜찮아질 거라는 조악한 말이 아니라 그 고통의 언저리를 비슷하게 디뎌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공감의 이야기일 것이다.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그림을 공부한 정켈 작가는 슬픔의 강을 헤쳐나온 걸음걸음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특한 캐릭터와 스타일로 표현했다. 마음의 정체 구간에 따라 세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 끝끝내 자신의 빛을 찾아내고 마는 강렬한 여정을 함께하게 된다. 때로는 흑백으로, 때로는 원색의 강렬함으로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정켈 작가의 그림들은 올겨울 연약한 날 것의 마음에 덮어주는 두툼한 담요가 되어줄 것이다.
제 인생에 장애물이란 없으리라 확신하며 자신만만하게 걷다가, 작은 돌부리에도 쉽게 넘어지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금방 일어나 흙먼지를 털고 어느새 다시 걸을 수 있는 존재 또한 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저의 삶에 대해, 늘 어딘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희망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SNS에 정켈이란 이름으로 글과 그림을 올리고 있습니다.
Prologue
Part 1 이 말이 네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까
Part 2 나만의 길을 가려 할 때
Part 3 난 그런 내가 아주 마음에 들어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