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원 창업부터 매출 10조 원 앞둔 대기업까지
가는 곳마다 1등, 손대는 분야마다 1등을 만드는 글로벌세아 김웅기 회장의 경영 비법
자본금 500만 원, 직원 2명과 함께 시작해 연매출 10조 앞둔 대기업까지…
쌍용건설, 태림, 세아STX엔테크, 전주페이퍼(인수 예정)까지 인수한 글로벌세아의 입지전적 성장 스토리
35세 직장인이 자본금 500만 원, 직원 2명과 함께 조그만 의류 수출 회사를 창업했다. 의류, 섬유는 사양산업이라며 모두가 창업을 만류했던 그 회사는 세계적인 의류 수출 기업이 되었고 37년 만에 자산과 연매출 모두 6조 원을 상회하는 대기업이 되었다. 세아상역에서 시작한 글로벌세아 그룹은 나산(인디에프), 쌍용건설, 태림, 발맥스기술, 세아STX엔테크 및 전주페이퍼(인수 예정)까지 품으며 2023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었다. 아시아, 중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무대로 의류·섬유 부문을 석권한 후 건설, 플랜트, 제지 등 손대는 분야마다, 진출하는 나라마다 1등 신화를 만들어낸 주인공이 바로 글로벌세아 그룹 김웅기 회장이다.
김웅기 회장은 “남들이 걷고 뛸 때 나는 늘 지구 위 어딘가를 날고 있었다.”라는 차분한 말로 책을 시작한다. 실제로 이 책은 김웅기 회장이 출장길 불 꺼진 기내에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자전적 경영 에세이다. 미국, 중국, 사이판,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과테말라, 멕시코,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아이티 등 지구 반대편 중미 국가들에서 사업을 펼친 이야기는 그야말로 ‘경영 활극’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을 만큼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하다.
현지 직원의 절도로 수출면허가 정지되고, 항만 노조 파업으로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를 때 전세기를 띄워 납기를 지키고, 갱단에 납치된 법인장이 총을 맞은 채 극적으로 탈출하고, 이역만리 중미에서 다들 고개를 젓는 방적 공장을 지어 운영하고, 최악의 지진과 쿠데타로 폐허가 된 아이티에 학교를 짓고…. 김웅기 회장은 그야말로 ‘재봉틀에서 마천루까지’ 전 세계를 누비며, 가는 곳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거대한 물길을 바꾸는 경영을 해왔다.
‘패션 거목’이 지켜온 단 하나의 원칙 ‘도전’
위기 때 오히려 성큼성큼 앞서 나간 저력은 ‘모험가 정신’
섬유·패션 업계 사람들은 김웅기 회장을 ‘패션 거목’이라 부르고,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들은 ‘플라잉맨’이라 부른다. 1986년 창업한 세아상역은 업계 후발주자였지만, 어디서든 거대한 물길을 바꾸는 경영을 해왔다. 사이판,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물론 중미 여러 국가에서 산업의 흐름을 바꾸고 쇠락해가는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40년 가까이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이 회사가 지켜온 원칙이 뭘까?
김웅기 회장은 책에서 “바람개비에게 바람이 없는 상황은 절망적이다. 하지만 바람개비를 돌리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바람개비를 들고 뛰어서라도 돌리고야 만다. 인간의 의지는 새로운 것을 만들고, 놀라운 결과를 보상으로 돌려받게 해준다.”는 말로 설명한다. 창업 후 IMF 위기, 글로벌 외환위기, 코로나 펜데믹까지 매번 직격탄을 맞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오히려 성큼성큼 앞서 나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저력은 바로 ‘모험가 정신’, 365일 24시간 펄떡거리는 ‘도전의 DNA’였다.
“세상이라는 보물섬에서 보물을 거두려면
늘 자신을 낯선 곳에 데려다 놓아라!”
또 김웅기 회장은 “나는 기업가로 살아왔고 철저히 기업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경건한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더라도 두려운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곤 했다.”라는 말로 ‘경영하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글로벌세아는 기업의 존재 이유를 남다른 사회 환원 활동으로 증명해왔다. 최악의 지진과 폭력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를 다들 외면할 때, 글로벌세아는 묵묵히 산업단지를 만들고 ‘세아학교’를 세워 10년 넘게 유초중고 무상교육을 실시해왔다. 아이티에서 만난 영화배우 숀 펜의 자선사업에 동참해 거액을 기부하고 최근까지 의류, 구호품, 건축 등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고 있다.
김웅기 회장은 이 책에서 “자신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까지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껴본 사람만이 기회와 가치를 알아보고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상이라는 보물섬에서 본 만큼, 아는 만큼 보물을 거두려면 늘 자신을 낯선 곳에 데려다 놓으라고 조언한다. 행운의 여신은 언제나 모험가의 편이어서 기회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쉼 없이 모험 중인 사람에게만 온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무엇을 하든 선두주자가 되라’는 김 회장의 평소 신념을 실제 경험담으로 진솔하게 전하며 감동을 준다. 보물섬을 탐험하듯 40년 가까이 한결같이 도전하고 변신해온 김웅기 회장의 이야기는, 일에서나 삶에서나 거대한 벽에 부딪혀 막혀 있거나 목표에서 멀어져 속이 타는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용기와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글로벌세아 그룹 창업주, 회장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전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서른다섯에 퇴사하고 1986년 자본금 500만 원, 2명의 직원과 함께 세아교역을 설립했다. 의류 제조 및 수출을 전문으로 해온 세아상역은(1988년 세아상역 주식회사로 법인 전환)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이 37년간 눈부시게 성장해왔다. 중국을 비롯해 사이판,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물론이고 과테말라, 멕시코, 니카라과, 아이티,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중미 여러 국가에 진출해 사업을 펼친 결과 세계적인 패션 OEM 회사로 등극했다. 업계에서는 김웅기 회장을 ‘패션 거목’이라 부른다.
무역의 날 대통령표창(1997), 석탑산업훈장(2000), 제23회 섬유의 날 금탑산업훈장(2009), 무역의 날 십억불 수출의 탑(2011), WFDP ‘제1회 세계패션대상’(패션&인더스트리 부문)(2011), ‘대한민국 100대 CEO’(8회 수상), EY한영 ‘제15회 최우수 기업가상(EOY)’(2022), ‘제10회 매경럭스맨 올해의 기업인상’(2022) 등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WTO 주최 스위스 제네바 ‘무역을 통한 원조’ 회의에 참석해 한국 기업 최초로 사례 발표를 했다.
2014년 아이티에 초등 과정의 세아학교를 열었고, 2017년에는 세아중고등학교도 개교했다. 10년의 노력 끝에 2023년 9월 첫 졸업생이 배출되었다. 2014년 니카라과 명예 영사로 임명되었으며, 2015년 그룹 지주회사 글로벌세아를 출범시켰고 세아재단을 설립했다. 세아상역은 ‘GWP 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 특별상(2010)과 본상(2011)을 수상했고, ‘국가지속가능경영 우수기업 외교부 장관상’(2020), ‘국제협력 부문 사회공헌기업 대상’(2021)을 수상했다.
2007년 나산을 인수했고(인디에프로 사명 변경), 2018년 세아STX엔테크를 출범했다. 2020년 태림그룹, 2022년 쌍용건설, 발맥스기술을 인수하고 S2A갤러리를 개관했다. 한국 미술품 중 역대 최고가인 김환기 작가의 작품 ‘우주’를 낙찰받아 ‘세계 200대 컬렉터’(2022, 2023)에 선정되기도 했다. S2A갤러리에서 ‘우주’를 일반에 무료로 공개했다. 글로벌세아는 2023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되었으며, 2025년 그룹 전체 매출액 10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